연명치료 거부 신청 하셨나요?

저는 2021년 어머니와함께 연명치료 거부 신청 해서 카드를 항상 지갑 속에 넣어 다니고 있습니다. 존엄사의 이야기를 하기에 우리나라는 아직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듯 한데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라는 이름을 가진 이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연명치료 거부 신청

연명치료 거부 신청 카드

여든 생신을 맞은 날 어머니께서 자신의 마지막을 선택할 수 있는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을 찾겠다며 신청하러 가자 하셔서 함께 손잡고 보건소를 찾아 작성하고 한달 정도 지난 후에 카드를 받았습니다.


얼마전 TV에서는 손지창, 오연수 부부가 함께 이 신청서를 작성하는 모습을 방송하기도 했는데요, 좀 더 정확하게 연명치료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상황에서 거부를 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저 또한 벌써 2년이 지났기에 정확한 것을 잘 모르겠어서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19세 이상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임종 과정에 처하게 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향을 미리 문서로 작성해 두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의미 없는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향을 밝히는 것이라 보통 말하기 편하게 연명치료 거부 신청 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구요.


의학적으로는 치료 효과가 없는 무의미한 상태로 환자의 임종 기간이 연장되기만 하고 있는 상태에서의 의료 행위를 거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의향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건복지부 지정을 받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방문해서 충분한 설명을 듣고 나서 작성해야 합니다.


정식 등록기관을 통해 작성하고 등록한 의향서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되며 이 과정을 거쳐야만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가끔 이 연명치료 거부 신청 이라는 단어 때문인지 이미 호흡기를 하고 있는 환자의 호흡기를 떼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이것은 사실 아직은 살인인 것 입니다. 호흡기가 없으면 죽음에 이른다는 것을 알면서 호흡기를 떼어 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한 것은 이런 호흡기를 달지 않겠다는, 더이상의 의미없는 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시작된 의료행위를 중단하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작성자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어 의료 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 담당 의사에 의해 조회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의사는 다시 한번 환자에게 연명 치료에 관해 확인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회 당시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라면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함께 환자 상태 및 의향서 작성 적법성 확인 후 연명 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지적장애나 경증 치매를 앓고 있는 경우라고 해도 작성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먼저 작성하려는 사람의 구체적인 상태에 따라 작성 여부가 결정됩니다.


이 의향서는 반드시 본인이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작성 후에 마음이 변했다면 철회할 수 있습니다.

연명치료 거부 신청

연명치료 종류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혈압상승제 투여

수혈


연명치료 거부 신청 종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19세 이상 성인 본인이 직접 작성하며 등록기관에서의 설명을 듣고 난 후 신청합니다. 보건복지부 지정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에 등록됩니다.


연명의료계획서

말기환자,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환자의 요청으로 담당 의사가 설명하고 작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등록한 의료 기관에 등록됩니다.


만약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환자가 미리 연명치료 거부 신청 하지 않았고 연명의료계획서 의견도 말할 수 없다면 그럼 연명치료를 계속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는 가족 모두가 동의한다면 치료를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강아지의 예를 드는 것은 좀 이상하다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키우던 강아지가 16살에 소풍을 떠났는데요, 수술 후 입원해 있는데 더 이상 애를 그 좁은 케이지에 넣어두기가 마음 아파서 퇴원시켰습니다.


그리고 2시간 후에 떠났습니다. 아마 퇴원을 시키지 않았다면 계속 여러 주사줄을 대롱대롱 매달고 눈을 감지도 뜨지도 못한 상태에서 숨만 쉬고 있었을 겁니다.


이렇게 무의미한 의료 행위를 받으면서 숨만 붙어 있다고 해서 이것이 살아있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마무리

연명치료 거부 신청 하러 가면서 호흡기를 꼽고 계셨던 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저희는 돌아가신 줄도 몰랐습니다. 호흡기를 꼽고 있으니 가슴은 오르락내리락 하더라구요. 그런데 돌아가셨다고 의사가 이야기했습니다. 아니라고, 숨 쉰다고 했더니 그것은 호흡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가시는 길 가시는 줄도 모르고 보내드렸습니다. 그 후 어머니도 저도 그 외 형제들도 삶의 마지막에 쓸데없는 줄만 매달고 있다가 가지 말자는 말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고통은 없으면 좋겠지만 무의미하게 중환자실에서 옷은 다 벗겨지고 줄은 매달고 그렇게 누워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로서 최대한으로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이 될 것 같아 엄마와 저는 연명치료 거부 신청 가뿐한 마음으로 끝내고 점심 맛나게 먹고 돌아왔었습니다.